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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생각 잡지소개



 





『좋은생각』은 1992년 8월에 창간하여 밝고 긍정적인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왔다. 이곳에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고 마음과 생각이 따뜻해지는 햇살과 같은 이야기들이 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흉악해진다고 느껴질 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밝고 따뜻한 사람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된다. 그 이야기는 다른 나라가 아닌 내 엄마, 내 아버지처럼 나와 아주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사랑하라고 가르치지 않지만,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가슴 뭉클한 감동이 있고, 세상은 여전히 살맛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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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특집 : 황금 사랑

 

 

   전화벨이 울렸다. “어미야, 나 이 빠졌다.” 흥분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전을 두드렸다.

어머니는 얼마 전 흔들리는 이를 빼러 읍내 치과에 갔다. 치과에서는 당뇨와 혈압, 심장병이 있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하는 수 없이 어머니를 모시고 종합 병원에 갔다. 앓고 있는 병의 담당 의사 소견서를 받아야 이를 뽑을 수 있단다.

며칠에 걸쳐 소견서를 준비하고 한 달 뒤로 예약을 잡았다. 어머니는 제대로 식사를 못해 자꾸 야위어 갔다. 그러던 차에 이가 빠진 것이다.

남편과 어머니를 보러 갔다. 어머니는 움푹 파인 잇몸을 보이기 싫은지 손을 가리고 웃었다.

앓던 이가 빠져 오히려 잘되었다고 우리를 위로했다. 그러곤 돌아서는 나를 부르더니 꼬깃꼬깃한 휴지 뭉치를 건넸다.

이거 팔 수 있을까?” 빠진 이에 붙은 금이 아까웠던 것이다.

, 제가 알아볼게요.” 오는 길에 휴지를 펴 보곤 이걸 창피해서 어떻게 팔지?’ 하는 걱정이 앞섰다.

우리 아파트 마당에는 화요일마다 장이 섰다. 그 장터에 금, , 시계 등을 사는 부스가 있는 게 문득 떠올랐다.

자식이 준 용돈으로 삶을 꾸려 가는 터라 어머니는 동전 한 푼도 아꼈다.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히 해 드리고자 용기 내 아파트 장에 나갔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숨길 수 없었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지?’ 몇 번이고 서성이다 부스 안으로 들어갔다.

이런 것도 되나요?” “뭔데요?” “금니예요. 치과에선 버리라 했는데 아까워서…….”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잘 가져오셨어요. 이걸 왜 버려요?” 주인아주머니는 이물질을 제거한 금 조각을 저울에 올려놓았다.

가격은 7만천 원. 난 깜짝 놀랐다. 그냥 버릴까 생각했던 터라 기쁨은 더했다. 허리 굽혀 인사하고, 얼른 어머니에게 전화했다.

좋은 소식이 있어요. 금니 7만천 원이나 받았어요!” “?” 우리는 수화기를 든 채 한참 소리 내 웃었다.

잠시 뒤 어머니가 말했다.

어미야, 성미 용돈 2만 원 주고 성민이 옷 한 벌 사 주자.”

그 마음 고스란히 담아 중학생 딸에게 용돈 주고 시동생 아들 옷 한 벌을 샀다. 어머니의 황금 사랑으로 가족들은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얼마 후 어머니 잇몸에 흔들리지 않는 틀니를 끼워 드렸다. 이제 맛있는 음식도 잘 드시고 건강도 좋아졌다.

여전히 호탕하게 웃는 어머니를 볼 때면 휴지에 싸인 금니 생각에 미소 짓는다.


박연옥 님 | 인천시 연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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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특집 : 노량진 블루스

 

 

스물여섯, 대학을 졸업한 지 1년 넘도록 백수였다. 연극하겠노라고, 글을 쓰겠노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공모전마다 떨어지기 일쑤였다. 삶은 내게 왜 가혹한가, 내 청춘은 왜 이리 잿빛인가 자책하며 살았다. 그 무렵 우리 가족은 노량진으로 이사했다.

노량진 하면 길거리마다 즐비한 컵 밥집과 포장마차, 그 앞에 앉아 우걱우걱 밥을 먹는 고시생들이 떠올랐다. 부모님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해서라도 내 밥벌이는 해야 했기에 한 고시 학원에서 일을 시작했다.

첫날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두 곳으로 나뉜 자습실에서 쉰다섯 명씩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공부했다. 모두 고시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지각하거나 몰래 졸면 가차 없이 벌점을 받았다. 벌점 20점이면 강제 퇴실이었다. , 하루 두 번 모래시계를 사용해 15분간 낮잠 잘 수 있었다.

내가 할 일은 학생들 출석을 확인하고, 자는 이들을 깨워 주는 것이었다. 공부를 시키는 것인지 사육하는 것인지, 학원 규칙을 듣는 순간 이곳에 이력서 넣은 걸 후회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딱 한 달만 견뎌 보자.’ 하고 관리 주임이 되었다.

고시생들은 내 예상보다 훨씬 힘겨워 보였다. 하루 열다섯 시간씩 공부하는 것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매일매일을 간신히 견뎌 냈다. 조는 학생들을 깨워 벌점 줄 때마다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나날이 지루함의 연속이었다. 더 이상 못하겠다 싶었을 때 함께 일하던 관리 교수가 내게 고백했다.

주임님, 사실 저도 글을 쓰고 있어요. 신기하게 여기엔 다 그런 사람만 모였네요. 주말 주임님도 배우 지망생이고, 평일 오후 주임님도 예전엔 소설가가 꿈이었대요.”

놀라웠다. 한 공간에서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사람을 이토록 많이 만나다니. 그때부터 나의 노량진 생활은 달라졌다. 꿈이 같은 사람들이 있어 일하는 게 즐겁고 행복했다. 내가 변하자 학생들도 달라졌다. 무뚝뚝하고 내성적인 줄만 알았던 학생들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쪽지와 간식을 건네주거나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는 등 관리 주임과 학생의 관계를 떠나 친해졌다.

그리고 지난 6, 나는 일하며 겪은 경험담으로 노량진 고시생이 나오는 연극을 써 대학로 무대에 올렸다. 학원 사람들도 공연을 보고 데뷔를 축하해 주었다. 노량진 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답답하고 칙칙하기만 했던 노량진을 이젠 누구보다 사랑한다. 노량진은 잠시 머물다 떠나는 곳이라지만 나를 비롯한 수많은 사람의 청춘이 여기 한구석에 남으리라. 언젠가 우리 모두 꿈을 이루고 노량진을 떠날 수 있기를!

주진영 님 | 서울시 동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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